한화 임혜윤
1) 연준 vs 시장
연준은 은행 위기가 악화될 위험에도 불구하고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4.75%~5%로 25bp 인상. 만장일치 결정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9번 연속 올라 이제 2007년 9월래 가장 높은 수준. 성명서에서 “미국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회복탄력적”이라고 진단. 다만 “최근의 전개상황이 가계와 기업의 신용 여건을 보다 타이트하게 만들고 경제 활동 및 고용, 인플레이션을 억누를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 연준위원들은 업데이트된 점도표에서 올해말 금리를 작년 12월에 예상한 것과 거의 같은 약 5.1%로 전망. 2024년 전망치 중앙값은 4.1%에서 4.3%로 높였음. 양적긴축 역시 현 속도를 유지할 방침임을 밝혔음. 파월 연준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최근 금융 불안에 긴축 중단을 검토하긴 했지만, 통화정책상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기 때문에 이번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강한 컨센서스”로 지지를 받았다고 설명. 또한 물가 안정 회복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그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말과 행동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내 금리 인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음. 더 나아가 예상보다 높게 금리를 올려야 할 필요가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며, 상황에 맞춰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음.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성명서에서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해 ‘지속적(ongoing)’ 대신 ‘추가적 (additional)’이란 문구가 들어가고 최종금리 전망이 5.1%로 유지된 점을 지적하며, 금융 불안 파장에 연준위원들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제약적 금리 수준에 더 다가섰다는 판단을 한 듯 보인다고 진단. 소시에테제네랄의 Subadra Rajappa는 연준 성명서가 자신의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고, 모간스탠리의 Matthew Hornbach는 시장이 당분간 금리 인하 기대를 접지 않을 것이라며 지표가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경우 추가 인하를 가격에 반영할 수도 있다고 지적. 파월은 예금자를 보호할 수단이 있으며 이를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
2) 팩웨스트 유동성 보강
미국 지역은행의 뱅크런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팩웨스트 뱅코프가 올해 들어 고객 예금의 20%가 빠져나가자 유동성 보강에 나섰음. 지난 이틀간 연일 10% 넘게 반등했던 팩웨스트 주가는 수요일 17% 급락. 팩웨스트는 파이낸싱 기구를 통해 14억 달러를 확보했으며, 시장 변동성과 연준 유동성 지원 속에 별도의 자본 조달 계획은 철회했다고 밝힘. “현재 시장의 변동성과 지역은행들의 주가 약세, 자본 강화를 위한 다른 선택지의 가용성 등을 고려할 때 본사는 현 시점에서 (자본 조달을 위한) 거래를 추진하는 것이 신중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 팩웨스트는 이미 3월 20일 기준 연방주택대출은행(FHLB)에서 37억 달러, 연준의 할인창구에서 105억 달러, 연준의 긴급 대출 조치인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에서 21억 달러를 차입. 팩웨스트는 이같은 유동성 강화 덕분에 별도의 자본 조달 계획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음. 또한 예금 수준이 “안정화되었다”고 강조. 3월 20일 기준 현금자산은 114억 달러가 넘어 미보장 예금 약 95억 달러를 상회.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전일 중소형 은행들이 위협받을 경우 최근 취했던 과감한 조치를 다시 실시할 수도 있다고 말하며 시장 불안을 잠재우려 애썼음
3) 美 상업용 부동산 긴장
미국의 일부 지역은행 실패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주요 파이낸싱 통로를 위협함에 따라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약 4,000억 달러 규모의 상업용 부동산 관련 부채에 비상이 걸렸음. MSCI Real Assets의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에는 거의 5,000억 달러의 대출이 만기 도래. 상업용 부동산업체들은 작년 파이낸싱의 약 27%를 지방은행과 지역은행으로부터 조달했으며, 이는 신규 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 올해 재융자를 해야 하는 부동산업체들은 부동산 가치 하락과 대출 비용 상승에 직면해 있음. MSCI Real Assets의 Jim Costello는 “지난주 혼란은 2022년 상업용 모기지를 가장 많이 지원했던 은행들의 명치를 가격했다”며, “이미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마치 넘어진 사람을 발로 차는 것과 같다”고 진단.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은행들의 경우 대출 비용이 오르고 규제당국이 오피스빌딩과 같은 부동산에 대해 경고를 보내면서 작년 하반기에 부동산 대출 관련 리스크를 축소하기 시작. 특히 사무실 건물주들이 금리 상승과 재택근무 활성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거의 400억 달러 정도의 상업용 부동산이 부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MSCI는 진단.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중 거의 4분의 1이 오피스빌딩에 연계되어 있음
4) 스위스 AT1 금리 프리미엄 점프
크레디트스위스(CS) 구제 과정에서 스위스 규제 당국이 170억 달러에 달하는 CS의 신종자본증권(AT1)을 상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스위스 은행들이 그 비용을 치르고 있음. 스위스 은행권의 AT1 채권 금리는 유럽계 은행들의 유사 채권보다 더 큰 폭으로 올라 UBS그룹의 경우 금리 프리미엄이 지난 금요일 이래 3배가 되었음. 다만 UBS 주가는 채권 바이백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더하면서 수요일 한때 20.12스위스프랑까지 상승해 지난주 글로벌 은행 불안에 따른 급락분을 대부분 회복. 스위스 정부 중재로 UBS가 CS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CS 주주들은 CS 22.48주당 UBS 1주를 받게 되는 반면 AT1은 전액 상각되어 휴지조각이 됨에 따라 논란이 되고 있음. Bordier & Cie의 Adrien Letellier는 “투자자들이 더 이상 스위스 AT1 채권을 일반적인 펀더멘털 분석틀로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스위스 리스크 프리미엄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 Kepler Cheuvreux의 Sebastien Barthelemi는 “결론적으로 스위스 규제당국이 크레딧보다 주식을 선호하면서 리스크 프리미엄이 필요해졌다”고 진단. UBS 외에도 블룸버그 집계 자료에 따르면 Julius Baer Group과 EFG International AG도 외화표시 AT1 채권을 발행했는데, 둘 다 CS 사태 이후로 유럽계 은행들에 비해 성적이 저조. XAIA Investment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Jochen Felsenheimer는 “순수한 트레이딩 지향적인 모멘텀 계정의 입장에서 월요일 대규모 매도는 훌륭한 매수 기회였다”고 언급
5) ECB 정책 유연성과 금리인상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견조한” 접근방식을 통해 필요에 따라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응할 뿐만 아니라 위협이 발생하면 금융 시장을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음. 그는 “인플레이션을 중기적으로 2%로 끌어내리겠다는 약속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지표 의존적이며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견조한 전략에 따라 이를 달성할 것이다. 우리의 주요 목표에 있어서 트레이드오프는 없다”고 발언. 특히 아직 기저 인플레이션이 하향 추세로 가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며, 에너지 가격 하락에도 내부 물가 압력이 상승하고 있음을 지적. 파비오 파네타 ECB 집행이사는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변화하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정책 유연성이 중요하다며,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미리 가이던스를 제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 “이미 파이낸싱 여건에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다 원치 않는 금융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 우리는 긴축에 있어 신중하게 계산해야만 한다”고 지적. 피에르 분쉬 ECB 정책위원은 금융시장이 안정될 경우 ECB가 계속해서 금리를 올려야만 할 수도 있지만 일단 최근의 혼란에 따른 충격을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 필립 레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금리 인상에 늑장을 부리지 않았다며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이 이를 증명한다고 주장. 한편 ECB 정책입안자들 사이에서 유로존 은행시스템이 금융 혼란을 잘 버텨냈다는 확신이 높아지고 있어 적절한 시기에 금리 인상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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